꽃과 아름다움 그리고 나와 마음

2016.12.03 00:59

이성실 조회 수:6008

  내가 꽃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면 눈을 감아 마음에 담는다. 이제 다시 그 꽃을 보지 않아도 내 마음 속에 있는 것이며 내 마음은 꽃과 함께 있으니 마음이 꽃이 되고 꽃이 마음이 되는 것이며 사물로 절로 존재하다가 내가 꽃으로 인식하여 대상이 된 그 꽃은, 내게 없지만 내게 있는 것이다. 꽃이란 사물은 내게 없고 꽃의 뜻인 아름다움만 내게 있는 것이다.

  꽃은 어둠(고요함, 적막함) 속에 놓여 다시 그 뜻을 채우고, 정작 그 뜻은 덜어내어지는 것이 아니니 다시 채울 까닭도 없는 것이지만, 그 뜻을 숨기고 다른 인식 주체를 기다린다. 꽃은 아름다움을 덜어내도 무너지지 않는다. 스쳐지나가는 눈길들에 상하지 않고 고요한 응시에 감응을 하고 뜻이 옮기워도 그 아름다움은 비워지지 않는다.


/이/성/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