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적 장애가 있는 아이가 할 수 있는 악기

  악기를 다룰 때 쓰는 신체적 부위는 크게 입, 손, 발 이렇게 세부분을 들 수 있다. 이 중 손과 입이 가장 많이 쓰이고 입과 손, 손과 발이 같이 쓰인다. 이 중 손(구체적으로는 손가락)은 항상 중심에 있다. 신체를 기준으로 악기를 분류하면 대충 다음과 같다.

손만 쓰는 악기 : 쳄발로, 아코디온, 마림바, 실로폰
손을 주로 쓰고 발을 보조 수단으로 쓰는 악기 : 피아노, 하프
손을 주로 쓰지만 발도 매우 중요한 악기 : 오르간
손과 입을 동시에 쓰는 악기 : 모든 관악기
입을 주로 쓰고 손을 보조 수단으로 쓰는 악기 : 하모니카

  쳄발로나 아코디온은 발과 입을 전혀 쓰지 않는다. 발은 몸의 균형을 잡아주어야 하기 때문에 두 발의 사용이 불편해도 큰 문제가 없지만 최소한 몸을 의자에 앉아 몸을 지탱할 수 있어야한다. 마림바나 실로폰은 서서 연주한다. 몸체가 큰 마림바를 연주하려면 두 발도 지탱하며 몸을 민첩하게 좌우로 움직여야한다. 따라서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두 발로 지탱해 줘야한다. 피아노와 하프는 의자에 앉아서 연주하면서 동시에 페달을 조절해줘야 한다.
  오르간은 손으로 연주하면서 발로 발 건반을 밟아야하기 때문에 두 발의 민첩한 움직임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발 건반을 밟지 않거나 최소한으로만 밟으며 연주할 수도 있다. 관악기는 손가락으로 구멍을 막고 열면서 입으로 분다. 발을 직접 사용하는 일은 없다. 하모니카는 입으로 소리를 내고 손은 하모니카를 지탱해 준다. 하모니카를 지탱해 줄 수 있는 틀에 고정시키면 손과 발을 사용하지 않고도 연주할 수 있다.

  많이 알려진 악기를 대충 살펴보면 신체 중 일부가 불편해도 연주하는데 큰 지장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주자들 중에는 시력장애가 있는 사람도 한쪽 다리가 불편해서 저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경우는 사례를 많이 찾아 볼 수 있는 경우고 예외적으로 드물게는 청각장애자인 타악기 연주자도 있다.

  손가락에 문제가 있는 아이

  손가락은 악기 연주에서 가장 중요하다. 손가락에 문제 있으면 근본적으로 전문 연주자가 될 수 없는 악기도 있지만 손가락 중 일부에 문제가 있는 경우라면 충분히 악기를 다룰 수 있다.

  피아노: 피아니스트 중에 왼손만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는 양손을 쓰다가 신경 이상이나 사고로 오른손이 상했을 경우에 해당한다. 이미 왼손 피아니스트를 위해 작곡되거나 편곡된 곡도 있기 때문에 왼손만으로도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다. 손가락 중 일부가 없다 해도 피아노를 배울 수 있고 취미 생활 이상의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다.

  관악기 : 리코더 중에 한 손(왼손 또는 오른손)을 위한 리코더가 개발되어 있다. 따라서 한 손 즉 다섯 손가락으로도 리코더를 연주할 수 있다. 물론 이런 경우는 두 손으로 하는 것보다 어렵겠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관악기는 열 손가락은 악기를 지탱하거나 구멍을 막고 열면서 소리를 낸다. 그러나 열 손가락을 모두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왼손 새끼 손가락을 아예 안 쓰거나 자주 쓰지 않는 관악기가 있고 왼손과 오른손 엄지는 악기를 지탱하는 역할로만 쓰이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열손가락 중 일부가 부족해도 악기 연주가 가능한데, 보통의 악기로 가능하지 않다면 키의 모양을 바꾸거나 보조키를 바꾸어서 연주할 수 있다. 특히 장애는 아니더라도 손가락이 지나치게 작고 새끼 손가락이 특히 작아서 악기 연주가 어려운 여자아이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는 관악기의 키를 조절하여 연주할 수 있다. 키를 조절하는 것은 제작자에게 주문해야한다는 문제가 있지만 키를 조작하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트럼펫과 같이 밸브를 사용하는 악기는 밸브의 수가 세 개라서 세 손가락만 온전하다면 연주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오른손가락 중 검지, 중지, 약지를 이용해 밸브를 열고 닫지만 왼손으로 할 수 있도록 주문제작할 수 있다.
  관악기 중 드물기 트럼본은 손가락으로 열고 막지 않는다. 따라서 트럼본은 손가락이 자유롭지 못한 아이들도 연주할 수 있다.

  현악기는 왼손으로 지판 위에 있는 현을 눌러서 음정을 잡고 오른손으로 활을 잡고 켠다. 따라서 오른 손으로 활을 단단히 잡을 수만 있다면 연주가 가능하다.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지만 오른손으로 운지를 하고 왼손으로 활을 잡을 수도 있다.

  하모니카는 입으로 불어서 소리를 낸다. 보통은 양손으로 하모니카를 고정시키고 이동시키지만 한 손으로 잡는다고 해도 아무 문제가 없고 심지어는 손으로 잡지 않고 틀에 고정시키고 연주할 수도 있다.

  이 글을 읽고 그렇게 까지 해서 몸이 불편한 아이들에 더 불편하게 해야 될까 하는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그런 생각 자체가 신체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다. 사실 악기란 구태여 해야 하는 어떤 것은 아니지만 신체 장애가가 있다고 피할 필요가 없는 것이고 배려와 노력이 있다면 정상인과 다를 바 없이 악기를 다룰 수 있고 자신의 노력에 따라 전문 연주자도 될 수 있다. 유럽에는 조막손으로 첼로를 켜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몸으로 바이올린을 켜고 피아노를 치는 전문연주자들이 있다. 국내에도 신체적 장애가 있지만 연주자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소한 장애는 악기에 따라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신체 장애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들도 편견 없이 약간의 배려로 정상인들과 마찬가지의 삶을 살 수 있고 원하는 한에서는 악기를 다루며 생활해 갈 수 있다. 괜한 편견으로 선택에 제한을 둬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글을 쓰는 소박한 목적이다.

  이 글은 직접 체험을 바탕으로 쓴 것이 아니라 외견상 보이는 신체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악기를 하는 것을 관찰하고 그에 대한 약간의 정보를 수집하고 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글을 썼다. 아직 실제적인 교육 현장을 경험한 적이 없다. 언젠가는 나도 현장에서 구체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때가 오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