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와 리코더(1)

2014.08.09 00:10

나모리코더 조회 수:4859

  바흐는 초기 작품에서부터 후기 작품까지 꾸준히 리코더를 편성했지만 후기로 가면서 리코더 보다는 트라베르소(바로크 플륫)를 더 중시 여겼다. 리코더가 바흐의 작품 속에 처음 등장하는 것은 1708년 경이고 1740년에 마지막으로 쓰였다. 트라베르소를 처음 접한 것은 쾨텐 시절로 추정된다. 이후 리코더 보다는 트라베르소를 더 중시했으며 리코더가 편성된 초기의 작품이 다시 연주될 때 트라베르소로 대체한 경우가 많고 리코더가 편성되었던 작품을 트라베르소로 대체하여  트라베르소에 맞게 조를 옮긴 사본도 전한다. 


  바흐의 작품 속에서 트라베르소가 처음 등장한 것은 쾨텐 시절에 쓴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5번(1721년)이다.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2,4번에는 여전히 리코더를 편성하고 있는데, 이 때까지만 해도 트라베르소보다는 리코더를 더 중시한 것으로 보인다. 그 보다는 이 때부터 트라베르소의 가능성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다고 봐야할 것이다. 

  1724년 라이프찌히로 옮기면서 바흐는 칸타타에 트라베르소를 편성하기 시작했는데, 1730년에 라이프찌히 시의회에 보낸 문서(1730.8.23)를 보면, 리코더와 트라베르소를 동등하게 평가하고 있고 두 악기는 쉽게 교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후기로 갈수록 리코더는 이런 동등한 위치에서 밀려나고 트라베르소가 중시되며 나아가 초기 작품 속의 리코더도 트라베르소로 교체된다. 트라베르소를 다루는 기법도 초기 작품에서 보이는 조심스러움을 벗어나 화려하게 바뀐다. 바흐 역시 크반쯔(Quanz)가 언급했듯이 ‘밝고, 절도 있고, 무게 있고, 둥글고, 남성적이면서도 편안한 음색’에 매력을 느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며, '애상적이고 여성스럽고 가늘고 날카로운 음색'의 리코더가 바흐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성/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