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와 리코더(3)

2014.08.09 00:18

나모리코더 조회 수:4724

  (서로 다른 때에 '바흐와 리코더'를 주제로 짧게 쓰다보니, 여러 글들의 내용이 중복되기도 하고 설명이 부족하기도 합니다. 모두 모아서 따로 정리하는 것이 좋겠지만, 게으른 탓에 일단 그런 작업은 유보하고 내용만 조금 손질해서 다시 올립니다.)


  바흐의 작품 중에는 리코더가 자주 등장한다. 바흐뿐 아니라 비발디나 텔레만, 헨델과 같이 작품을 많이 남긴 작곡가들은 리코더를 위한 작품을 많이 남겼다. 바흐는 리코더 소나타를 남기지 않았을 뿐 다양한 작품에 리코더를 편성하였다.

  바흐는 190여 곡의 교회 칸타타와 20여 곡의 세속 칸타타를 남겼는데 칸타타 13, 18, 39, 46, 65, 69, 71, 81, 96, 103, 106, 119, 122, 127, 161, 175, 180, 182, 208번에 리코더를 편성했다. 마태수난곡과 부활절 오라토리오에도 리코더가 쓰였다.
  칸타타에서는 리코더로 지정되었어도 알토리코더보다 낮은 E가 나오는 곡이 있다. 이 경우는 리코더가 다른 악기와 선율을 중복해 연주할 때 그렇게 나오는 것이고 연주할 때는 생략하고 넘어간다. 두 가지 악기가 선율을 중복하여 새로운 음색을 내도록 의도한 것으로 여겨진다.

  여섯 곡으로 된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가운데엔 2번과 4번에 리코더가 끼어 있고,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4번은 쳄발로 협주곡으로 편곡되었는데, 리코더 선율은 원래의 조성보다 장2도 낮게 옮겨진다. 조성을 낮춘 것은 쳄발로의 음역을 감안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이 협주곡에서도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에서처럼 리코더 두 대가 그대로 쓰인다.

  마태수난곡에서는 단 한군데서만 리코더 두 대가 쓰이는데, 트라베르소(바로크 플륫) 연주자가 리코더를 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에는 트라베르소 연주자가 리코더를 부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연주자들이 두 가지 이상의 악기를 연주하는 것은 매우 흔한 상황이었다. 이 곡도 바흐의 초기 판본에서는 트라베르소로 지정되어 있었지만, 후기 판본에서는 리코더로 바꾸었다.

  바흐의 마니피카트 초기 판본에선 두 대의 리코더를 썼지만 후기 판본에서는 전체를 단 3도 내리고 리코더를 트라베르소로 바꾸었다. 


/이/성/실/